엔화가 요동치는 이유

세계 3대 경제대국 일본의 엔화는 2021년까지 주요 10개국 통화 가운데 달러 대비 변동성이 가장 낮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 엔화는 가치가 가장 널뛰기한 통화로 변질되었습니다. 지난해 달러 당 엔화 가치는 38.48엔 움직였습니다. 1987년 이후 3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변동성입니다.

엔화 가치가 급변동한 이유는 미일 간의 금리차 때문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동안 일본은 나홀로 금융완화정책을 펼쳤기 때문이죠.

일본 외한시장 참가자는 기업과 금융회사 등 실수요자들과 환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일본 외환시장의 독특한 세력이 있습니다.

일본 개인투자자들을 일컫는 와타나베 부인입니다.
와타나베 부인
1997년 3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일본의 전업주부가 고위험 해외 금융상품에 거액을 투자하는 현상을 소개한 기사에 '와타나베 부인, 조심하세요' 라는 제목을 붙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전 세계의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주로 활용합니다.
이들은 엔화 움직임을 경절하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입니다.

이들의 영향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상당했습니다. 이들이 2005년 엔화를 팔아서 호주나 뉴질랜드달러 같은 고금리 통화를 사는 와타나베 부인의 투자활동이 엔화 가치를 20엔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2007년에는 엔 캐리 거래규모가 23조 4000억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와타나베 부인의 위세도 엔 캐리의 위력도 크게 위축됐습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서 금리를 대폭 낮췄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일본과 금리차이가 줄어들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메리트도 시들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일금리차이가 다시 벌어지고 엔화 가치가 떨어진 작년 3월 이후 엔 캐리 거래는 뚜렷이 되살아 났습니다. 지난해 7월과 9월 유럽중앙은행(ECB)과 스위스, 덴마크 중앙은행이 차례로 제로금리와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면서 일본은 세계 유일의 마이너스 금리 국가가 됐습니다. 가장 유리한 캐리 트레이트 통화가 된 셈이죠!

JP모건은 세계 기준금리 평규치와 일본의 차이가 3%까지 벌어졌다고 합니다. 이는 엔 캐리 트레이더의 전성기였던 2005년과 같은 수준입니다. 지난 6월 엔 캐리 규모는 13조엔을 넘어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엔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일본 외환시장은 엔 캐리 트레이드를 활용하는 와타나베 부인과 해외 투기세력들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변했습니다. 외환시장의 큰 손인 일본 기업들이 발을 뺏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엔화가 더 빠지기 전에 급히 달러를 사두려는 수입 기업들의 움직임이 일단락된 데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팔지 않고 엔화 가치가 오르기를 기다리는 수출 기업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엔 캐리 트레이드를 활용하지만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투기세력과 와타나베 부인은 서로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지난 6월 한달 간 일본 개인 투자가들이 거래하는 도쿄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0.51엔 오른 반면 해외 투기자금이 주로 거래하는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7.99엔 떨어졌습니다.

헤지펀드 같은 투기세력들은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엔화를 팔고 가치가 오르는 달러를 삽니다. 어떤 상품의 가치가 오르거나 내리면 당분간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통계에 근거한 추세추종전략입니다.

반면 와타나베부인, 즉 일본 개인투자가들은 엔화가치가 떨어질 때 엔화를 사들이고 오를 때 파는 경향이 강합니다. 헤지펀드와 같이 다양한 상품과 통화를 거래하는 게 아닌 만큼 엔화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판다는 전략입니다.

즉, 투기세력이 엔화를 싸게 팔면 와타나베 부인은 엔화를 사고 투기세력이 엔화를 사면 와타나베 부인은 엔화를 파는 것이지요.

하지만, 와타나베 부인도 엔 캐리 트레이드도 시장에셔 영향력이 당초 예상에 비해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 원인은 캐리 트레이드의 기본 요건인 안정성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엔화가치가 워낙 변동성이 크다 보니 금리차이로 얻는 수익보다 환손실리스크가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12월 20일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을 일부 축소한 이후에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글로벌 투기자금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움직임이 엔고로 전환하자 헤지펀드들은 그동안 쌓았던 엔화 매도/ 달러매수의 엔 캐리 포지션을 청산하고 반대로 엔화 매수/달러 매도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 하반기 이후 엔화가치가 32년 만에 150엔 아래로 떨어졌을 때도, 엔화가치가 8개월 만에 127엔까지 올랐을 때도 우리가 자는 사이에 일어났습니다. 즉, 투기세력이 주로 거래하는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의 흐름이 결정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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